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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 사라고사에서 축제 보기

여행/2022, 스페인

by leepil 2022. 10. 1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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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 사라고사.

발렌시아를 떠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짐을 싼 후 발렌시아 기차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까르푸 익스프레스에 들려 물을 사고 기차역에 도착해서 크루아상을 샀는데 까르푸에서 사 올걸 그랬다. 기차역 물가는 만국 공통으로 너무 비싸다 😑

발렌시아 기차역

기차에 탑승한 다음 출발하기 직전에 허겁지겁 기차에 오른 당일치기 여행을 가는 3명을 만났다. 내가 앉은자리가 마주 보는 좌석이라 덕분에 인사도 하고 얘기도 조금 나눴다. 독일인 2명과 슬로바키아인 1명이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발렌시아 남쪽의 소도시로 당일치기를 한다고 한다. 난 북쪽으로 가는데(??) 이 기차가 참 이상한 게 30분 정도 남쪽으로 간 다음에 정차 후 반대 방향으로 출발해 북쪽으로 가는 기차였다.

사라고사행 기차 안

기차에서 꾸벅꾸벅 졸다 보니 금방 사라고사에 도착했다. 확실히 기차가 버스보다 훨씬 편하다. 가격이 너무 악랄해서 그렇지 싼 티켓이 나오면 무조건 기차 타고 다니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전에 마드리드 - 세비야 기차에는 간식 카트도 있었는데 여긴 없는 걸 보니 기차마다 상이한가 보다.

사라고사(ZARAGOZA)는 자라(ZARA) 창업자의 고향인 도시이다.


사라고사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이탈리아인이지만 스페인에서 피자 가게를 하는 티지아노와 함께 도시를 구경하러 나갔다. 처음에 자기소개까지는 스페인어로 할 수 있었는데 그다음에 대화가 너무 안돼서 결국 파파고의 힘을 빌려 대화를 이어나갔다 🥲. 한국에 돌아가면 스페인어를 더 공부해야겠다.

사라고사 축제

사라고사에 도착한 날이 이곳 축제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이 축제는 자그마치 8일 동안 치러진다고 한다. 각 마을(?) 사람들마다 다른 색의 띠를 하고 있는데 가장 큰 광장에서 마을마다 모여 술을 마시고 노는 것 같았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축제에 임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열기가 느껴졌다. 이런 축제의 유무가 우리나라와는 참 다른 것 같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도시 단위로 진행하는 축제라니...

참고로 사라고사는 스페인 내에서 인구가 4번째로 많은 도시라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 알려진 건 별로 없는 도시인 것 같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인파

축제날이라고 주변 도시 사람들까지 다 이곳으로 모인 건지 중심 도로들은 사람들로 한가득이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사라고사 성당이다. 성당 안에도 들어갔다 왔는데 급하게 갔다 온 나머지 사진을 찍지 못했다. 혼자 다니면 네 마음대로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누군가와 함께 다니면 이런 점이 조금은 불편하다.



라섹 후 넣는 안약을 숙소에 두고 와 혼자 숙소로 돌아가 안약을 넣은 후 티지아노와 밥을 먹으러 왔다. 원래 가려던 바르는 문을 열지 않아서 옆에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티지아노가 데려온 바르

티지아노 말로는 사장님 중 한 분이 이탈리아인이란다. 여기서 타파스를 굉장히 많이 시켜먹었는데 허겁지겁 먹느라 사진을 또 못 찍었다 😭 아쉽지만 진열되어있는 핀초 사진이라도...

사라고사 퍼레이드

밥을 먹고 나와보니 아까 그 많은 인파들이 길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유는 이 퍼레이드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각기 다른 컨셉의 퍼레이드가 꽤 길게 이어졌는데 중간에 밴드가 지나가기도 하고 북을 치는 사람들이 지나가기도 했다. 티지아노가 갑자기 맥주를 사줬는데 먹다 배불러서 죽을 뻔했다.

퍼레이드를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다리 위에 사람들이 많길래 티지아노가 옆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봤다. 알고 보니 곧 불꽃놀이가 있다고 한다. 현지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게 너무 부러웠다.

사라고사 성당 야경

다리에서 불꽃놀이를 기다리며 사진을 한 장 찍었다. 한 20분을 기다렸는데 불꽃놀이가 시작하지 않아 조금 따분했었다.

불꽃놀이 🔥

그리고 마침내!!! 불꽃놀이가 시작됐는데 성당 반대편에서 진행됐다. 덕분에 가끔 높이 솟아오르는 불꽃들만 구경할 수 있었다. 대체 왜 사람들이 다리에 많이 서있었는지 모르겠는 순간이었다 🤔

사라고사 -> 빌바오

체크아웃할 준비를 마친 후 숙소 앞에 닭구이를 파는 평이 괜찮은 식당이 있어 아침을 먹으러 찾아갔다. 사실 아침이라기에는 11시 남짓이었지만 빌바오행 버스가 1시였기 때문에 밥을 먹고 가기로 했다.

밥과 고기

닭고기를 파는 곳이라 Arroz con carne, 직역하면 밥과 고기인 이 메뉴에 닭고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유니 카레 같은 무언가와 밥이 함께 나왔다. 맛은 카레보다는 중국식 마파두부 맛에 가까웠는데 오랜만에 밥을 먹을 수 있어서인지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포크로 먹느라 조금 힘들긴 했지만...

통닭구이

밥을 다 먹었는데 아무래도 이곳이 통닭구이 전문점인데 닭을 안 먹고 가면 서운하니까 pollo con patatas, 닭과 감자도 하나 포장했다. 이렇게 포장한 비상식량을 들고 사라고사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이 사람은 왜 신났는가?

버스가 예상 시간보다 20분 늦게 와서 당황하긴 했지만 무사히 탑승하고 빌바오로 떠났다. 버스에 탑승해 사진을 찍었는데 표정이 꽤나 좋아 보인다. 사라고사가 즐거워서였을까? 빌바오가 기대돼서일까? 나도 지금은 왜인지 모르겠다 🤔

단순히 경유를 하기 위해 들렀던 사라고사였지만 예상보다 더욱 즐거운 경험을 하고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숙소를 옮길 때마다 짐을 옮기는 게 힘들지만 빌바오에서는 4박이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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