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옮기기는 힘들어.

말라가에서 네르하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10시쯤?) 일어나 허겁지겁 짐을 싸고 전날 검색해둔 츄러스 집으로 찾아갔다. 인기가 엄청 많은 집인지 포장할 사람들이 주문하는 곳이 따로 있었다. 버스 시간이 넉넉하게 남지는 않았어서 나는 포장을 해 버스 정류장에 가서 먹기로 했다.

츄러스 2개와 초코라떼

사실 나는 초콜릿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초코라떼에 큰 감동을 느끼진 않지만 이곳에서 주문한 초코라떼는 한국 핫초코랑 제일 비슷했다!! 이전에 먹은 애들은 다 너무 끈적끈적이었어... 츄러스 맛은 말라가에서 먹었던 츄러스랑 비슷했는데 츄러스 2개에 초코라떼 하나를 주문하면 초코라떼가 너무 많이 남는다.

말라가 버스터미널

츄러스를 다 먹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사진 한 컷. 네르하행 버스의 도착 예정 시간이 10시 5분이었나 그랬는데 10시 10분쯤에 한 버스가 도착해서 "이거 네르하 가는 건가요?"라고 물어보니까 아니라고 하셨고 내 질문을 들은 옆에 계시는 분들이 자기들도 네르하 버스 기다린다고 해서 같이 기다리다 10시 20분쯤 네르하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네르하 마트에서 구매한 크루와상

전에 말라가에서 갔던 저렴란 마트도 Mercadona라는 브랜드였는데 네르하에서도 숙소를 찾아가는 길에 발견해서 들어가서 빵을 몇 개 구매했다. 앞으로 이동하는 도시마다 근처에 이 마트가 있나 찾을 듯.

도미토리에 체크인을 한 후 옥상 루프탑으로 올라가 크루아상과 오렌지 주스를 먹었다. 저 크루아상 하나가 0.35유로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450원 정도 가격이니 진짜 저렴하죠..? 루프탑에서 앙헬라라는 스위스 친구를 만났는데 이 친구는 네르하에서 3주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스페인어를 공부 중이라고 한다.

간단한 점심을 먹으면서 든 생각은 네르하는 참 고요한 도시라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이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조용히 쉬기에 이제껏 방문했던 어떤 도시보다도 좋았다.

Balcón de Europa

점심을 다 먹고 네르하에서 가장 유명한 발콘 데 에우로파에 갔다. 어딜 둘러봐도 높고 푸른 하늘과 바다여서 정말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말라가도 그렇고 네르하도 그렇고 바갓가에 가만히 앉아 파도가 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아 좋다.

의문의 사진 고수가 찍어준 사진

옆이 있는 무리에게 사진을 찍어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한 여자분을 가리키면서 "쟤가 우리 중에서 제일 잘 찍어."라는 듯이 말했고 그분이 앞에 나와서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내가 이제까지 만난 외국인 중에서 사진을 제일 잘 찍으시는 것 같았다.

바닷물 색이 거의 파워에이드다

스페인 마트표 크림 브륄레

사실 이건 전 마트에서도 눈독 들였던 디저트였는데 판나코타를 사 먹느라 먹지 못했었다. 설탕 가루들이 따로 포장되어 있는데 그걸 푸딩(?) 위에 뿌리면 저렇게 불로 구운 것처럼 변한다. 맛은 한국에서 비싼 돈 주고 먹는 브륄레랑 똑같은 것 같다. 저건 개당 600원이었다.....

루프탑에서 크림 브륄레를 하나 까먹으며 시간을 때우다가 7시가 넘었을 무렵 동네에 있는 가게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초점 잃은 이베리코 구이...

배고파서 사진을 너무 급하게 찍었는지 이거 말고는 찍은 사진이 없다. 이날 나는 오픈 시간에 맞춰 가게를 찾아가서 예약을 하지 않고도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15분쯤 뒤에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가게에 들어오셨다가 자리가 없어 그냥 나가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합석하셔도 된다고 말했고 세 분이 내 테이블에 합석하셨다.

합석하신 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나가려는데 남성 분이 자기가 다 계산했다면서 국방비 지불하는 거라고 하셨다. 대화 중에 곧 군대에 간다고 얘기하긴 했는데 밥까지 사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스페인 와서 다른 분들에게 밥을 자주 얻어먹는 거 같다 😄

광장에서 하던 축제(?)

제일 큰 광장에서 축제를 하길래 찾아가 봤다. 전부 스페인어 노래라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앞에서 몇몇 사람들이 따라 부르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밴드였던 것 같다. 난 가사는 하나도 모르니 그냥 노래만 듣다가 왔는데 여행하면서 마주치는 이런 공연들은 언제나  신선하게 다가온다.

스페인의 산토리니 프리힐리아나.

프리힐리아나행 버스 시간표

네르하에서의 이튿날, 프론트 데스크에 있는 프리힐리아나행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3시쯤 프리힐리아나로 출발했다. 프리힐라아나는 네르하에서 버스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매우 작은 크기의 도시라 네르하에서 당일치기로 많이들 방문한다고 한다.

프리힐리아나 거리

프리힐리아나에 도착해서 찍은 사진인데 이 동네도 톨레도 마냥 언덕이 상당히 많다. 물론 규모는 톨레도가 훨씬 크지만 무릎이 안 좋은 분들은 마을을 구경하기 상당히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워낙 스페인의 산토리니로 유명한데 사실 산토리니도 이런 분위기일지는 잘 모르겠다. 나중에 가보게 된다면 비교해보겠습니다 ㅎㅎ

전망을 안주삼아 먹는 맥주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니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바르가 하나 있어 들어가 맥주를 하나 주문했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긴 했지만 감자칩도 같이 주고 무엇보다 전망이 무척이나 좋았기에 값어치를 했다고 생각한다.

피나콜라다맛 아이스크림

네르하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전에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피나콜라다 맛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스페인에서의 대부분의 아이스크림 가게는 우리가 아는 이탈리아식 젤라또를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인 것 같다. 이거 맛있었다 코코넛과 파인애플의 조화가 좋았는데 나중에 다른 곳에서 같은 맛을 발견한다면 또 먹을 것 같다.


숙소 루프탑에서 바라본 산맥

네르하에서는 총 2박을 했는데 워낙 고요하고 평온한 동네여서 산책을 몇 번 하고 루프탑에 가서 쉬고 하는 일상을 반복해서 특별히 한 활동은 별로 없다. 하지만 예쁜 산맥과 바다가 있었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가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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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신시가지 탐방.

숙소에서 늦잠을 자다가 10시쯤 일어나 씻은 후 어느 때와 같이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정오쯤 말라가 신 시가지를 구경하러 숙소에서 나섰다. 남북으로 이어지는 과달메디나 강을 기준으로 동쪽이 구 시가지, 서쪽이 신 시가지이고 내 숙소는 구 시가지에 있었다.

강을 향해 가던 길에 오랜만에 보는 라멘 집이 눈길을 사로잡아 구글 맵에 검색해 보았는데 평점이 좋아 들어갔다. 돈코츠라멘을 먹고 싶었으나 없길래 아쉽지만 쇼유라멘을 주문했고 라멘은 순식간에 나왔다. 여기서 라멘을 먹고 든 생각은

스페인 사람들이 맛있는 라멘을 아직 못 먹어봤구나...

이거뿐이었다. 면도 라멘 하면 떠오르는 생면이 아니라 인스턴트 면이었고 국물도 실망스러웠다. 한국이 라멘을 잘 만드는 거 같으니 라멘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드세요 여러분 ㅎㅎ...

말라가 신 시가지

라멘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서 강을 건넜다. 그런데 여기 강은 물이 모조리 메말라서 한 방울도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강이 아니라 그냥 인공 협곡이 아닐지... 그리고 강을 건너 도착한 밀라가 신 시가지를 보고 내가 느낀 건 구 시가지가 훨씬 이쁘다는 점이다. 신 시가지는 건물들도 높고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지만 그게 다였다... 대충 구 시가지가 15배 정도 좋은 거 같다 ㅎㅎㅎ 그래서 얼른 다시 구 시가지로 도망쳐왔다.

바스크 치즈 케이크

사실 이 치즈케이크 집은 말라가에 도착한 첫날에 발견했었는데 이제야 먹으러 왔다. 스페인 북부 지방인 바스크의 치즈 케이크를 남부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먹고 있는 거니까 부산 돼지국밥을 서울에서 먹는 느낌이다. 이 치즈케이크 맛있다. 적당히 꾸덕하고 치즈 맛이 많이 났다. 체인점으로 알고 있는데 나중에 다른 곳에 가서도 먹을 듯.

말라가에서 등산하기.

말라가 알카사바

치즈 케이크를 먹고 숙소로 돌아가려다 평소에 항상 지나치기만 했던 길이 있어 그곳으로 들어갔더니 바로 앞에 알카사바가 펼쳐져 있었다. 이곳은 과거 군사 요새로 사용됐던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 봐도 정말 요새로써 좋은 곳이지 않나 싶다. 알카사바 입구 쪽으로 갔는데 역시 입장료가 있어 좌절하던 중 우측으로 길이 하나 더 있어 그 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말라가 항구와 시내

출발할 때는 그냥 동네 언덕을 올라가는 기분으로 시작했으나 슬슬 조금씩 지쳐가는 와중에도 정상이 보이지 않는 이곳을 등반했다. 등반하던 중 중간에 전망대가 있었는데 전망대에 오르니 말라가 시내 전망이 눈앞에 펼쳐졌다. 밤에 와서 야경을 봐도 괜찮을 것 같다.

겨우겨우 정상에 도착했고 정상에 있던 건 히브랄파로 성이었다. 역시 입장료는 유료 ^^... 가격이 싸긴 했지만 유적지를 돈 내고 보는 걸 그리 좋아하진 않는 것 같아 그냥 하산했다.

정어리 튀김과 맥주

이번에 묵는 숙소 1층에 바가 있는데 숙소 열쇠에 바 이용 시 20퍼센트 할인이 가능하다고 적혀있어 방문해봤다. 정어리가 말라가에서 많이 잡힌다고 하던데 정어리 튀김이 촉촉하고 비린 맛도 안 나고 맛있었다. 맥주랑 곁들이기 딱 좋았다.

이날이 말라가에서의 마지막 저녁인데 아직 항구 쪽으로 가본 적이 없어 항구에 가서 일몰을 볼 생각으로 남은 맥주를 해치우고 얼른 달려갔다.

말라가 항구 산책로의 야경

항구 바로 앞에 이렇게 산책하라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우리나라 항구들도 이런 식으로 조성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다

산책로 한쪽의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춤을 추고 있었다. 중앙에 계시는 분이 마이크로 설명을 하시는 걸 보니 원데이 클래스 같은 것 같다.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항구 화장실 수도꼭지가 다이슨이다;;;

유럽에서는 화장실이 전부 유료라는 말을 스페인 오기 전에 많이 들었었는데 스페인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정도로 공중 화장실이 구석구석 잘 비치되어 있다. 그리고 저 수도꼭지가 무려 다이슨이다 ㄷㄷ... 옆에 튀어나온 가지(?)에 손을 가져다 대면 바람이 손을 순식간에 말려준다. 역시 다이슨...

말라가 도시의 야경

항구를 따라 쭉 걷다가 보니 말라가 구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까지 걸어왔다. 아경을 감상하다가 바람이 점점 거세게 불어 발길을 돌려 숙소로 돌아갔다.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한두 방울 내리더니 어느새 주르륵 내리고 있었다. 말라가 9월 평균 강수일이 1일인데 그 하루를 내가 겪어버렸다. 심지어 한국에서 우산도 챙겨 왔는데 가방에 넣어놓고 다녀서 그냥 비를 쫄딱 맞았다.

???

산책을 마친 후 비로 1차로 사워하고 숙소에 들어와서 2차로 샤워하고 잠을 청했다. 비를 맞느라 구글 맵을 안 키고 감으로 숙소를 찾아왔는데 덕분에 중간에 10분은 비를 더 맞은 것 같다 ^^... 그런데 사실 비를 맞는 와중에도 별로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젖으면 안 될 물건도 없고 이미 다 젖고 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만끽하며 걸었다. 😎

말라가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하고 떠나는 것 같다. 이제까지 여행에서 말라가는 나에게 가장 좋은 도시였다! 다음 편에는 네르하로 떠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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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첫 대중교통은 어려워.

말라가 버스 정류장

전에 마드리드에서 당일치기로 톨레도를 방문했을 때도 ALSA를 탔었다. 하지만 그땐 정류장에 톨레도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만 많아서 쉽게 플랫폼을 찾을 수 있었는데 세비야 버스 정류장에서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정류장에 출발 40분 정도 전에 도착했는데 나중에 출발 20분 전쯤에 몇 번 플랫폼인지 나오더라...

스페인 코감기약

마드리드에서 마지막 날부터 감기 기운이 조금 있었는데 이게 목감기였다가 콧물감기로 변했다. 콧물이 너무 줄줄 흘러서 주변 약국에 가서 약을 샀다. 가루약이던데 13년 정도만에 가루약 먹어보는 듯.

말라게타 해변

말라가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쯤이라 숙소에 짐을 풀고 약을 사고하니 오후 7시가 거의 다 됐다. 해변에도 해가 저물고 있어서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난 아득바득 양지를 찾아서 돌진!

모래에서 발 꼼지락

10분 정도 걸어서 해가 아직 들어오는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털썩 앉았다. 난 아무래도 바다를 좋아하나 보다. 그냥 털썩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해도 유적지 보는 거보다 더 재밌는 걸...?

해변에서 30분 정도 앉아있다가 배가 고파서 해변 주변의 식당을 찾아갔는데 찾아간 식당마다 전부 문을 안 열었다. 그래서 그냥 숙소 주변에서 먹자~~ 라는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큰 마트를 발견해서 들어가 봤다.

마트에서 장보기

스페인 식비가 저렴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사실 이 마트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체감을 못했다. 망고가 한 개에 1000원 정도라 여기서 많이 먹고 가야겠다. 그리고 한국에서 하몽이 맛있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 하몽이 맛있는 건지 내 입맛이 변한 건지 빵이랑 먹으니 아주 맛있었다 😄

햇빛이 짱짱 센 말라가.

아침 숙소에서 일어나 보이는 풍경

말라가에서 이튿날은 일정을 정해두지 않고 그냥 어제 방문했던 해변에서 하루 종일 휴양을 할 생각이었다. 숙소 주변에도 마트가 있어서 가서 토마토, sweet apple 그리고 빵을 사 와 숙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다가 동양인 여자 두 분이 지나가길래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내가 아침 다 먹고 설거지를 하러 가는 길에 보니까 한국 컵라면을 들고 있으셨다. 알고 보니 한국 분들이셨고 컵라면을 끓일 물이 없으셔서 내 물을 드렸다

말라게타 해변 2회차

말라게타 해변에는 저렇게 모래로 만든 것 같은 말라게타 글씨가 있다. 유명하니까 사진 한 번 찍어주고 일광욕을 할 마땅한 장소를 찾아 누워있다가 엎드려있다가 하면서 열심히 쉬었다. 햇빛을 쬐고 있으면 너무 더워서 바다에 몸을 완전히 담그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바닷물에 발목까지만 담가도 온 몸이 서늘할 정도로 차가워서 하반신만 겨우 담글 수 있었다.

쿠스쿠스

해변 주변에서 오후 3시쯤 배가 고파 들어간 모로코 음식점에서 쿠스쿠스를 시켜봤다. 한국에서 샐러드로 나오는 쿠스쿠스는 그냥 장식 정도였는데 여기는 쿠스쿠스를 삽으로 퍼주나 보다.

소 꼬리 고기, 야채와 함께 나오는 쿠스쿠스였는데 고기는 다 먹었지만 쿠스쿠스는 양이 너무 많아 다 먹지 못했다. 보양식을 먹는 기분이었다.

좌측에 어제 방문했던 마트가 있다.

밥을 먹은 후 해변에서 조금 더 누워있다가 숙소로 가는 길에 어제 들렸던 마트로 다시 갔다. 어제 먹었던 하몽이 너무 맛있었는데 이베리코 세보라고 제일 높은 등급이 아니라서 제일 높은 등급인 이베리코 베요타 하몽을 사러 왔다. 하몽과 빵을 산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풍경이 너무 이뻐서 찍어봤다.


말라가 성당

저녁을 먹으러 가던 길에 본 말라가 성당이다. 말라가 성당은 바르셀로나의 성 가족 성당과 함께 미완성인 성당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물론 난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어떤 도시를 가도 이런 성당들이 많아서 눈이 심심할 일이 없다. 안을 들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유적지들 입장료가 너무 비싸단 말이지...

La Barra de Zapata

성당에 들어갈 돈은 없지만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라면 숙박비를 아껴서라도 먹는다. 말라가에 위치한 식당으로 구글 맵으로 검색해서 발견했다. 8시에 오픈하자마자 도착했는데 내 좌석을 제외한 모든 자리가 예약석이었다.
메뉴판을 주시고 메뉴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데 아 이 식당은 요리에 진심이구나가 느껴졌다.

아침에 만났던 한국인 두 분들도 가게 문 앞에 계셨는데 여길 오시려다 자리가 없어 결국 옆에 있는 식당에 가셨다.

문어요리

이 문어가 진짜 내가 이제까지 먹어본 문어 중에 가장 맛있었다. 물론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 나중에 스페인에 다시 오게 된다면 재방문 의사 100%다. 물론 그때는 나도 예약을 꼭 하고 올 듯.

밥을 다 먹고 식당을 나왔는데 아침에 봤던 두 분이 계셔서 테이블에 합석해 끌라라 한 잔을 주문해 즐겁게 대화를 나누다 숙소로 들어갔다. 역시 타지에서 만나는 한국인은 언제나 반가운 것 같다. 하물며 같은 숙소를 사용하는 한국인은 처음이었으니까 😎


화상입은 것 같다

말라게타 해변에서 너무 죽치고 있었는지 내 몸의 오른쪽이 전부 화끈화끈거리고 빨갛게 변했다... 덕분에 약국에 가서 스프레이를 사 열심히 뿌리고 있다. 선크림을 바른 얼굴과 하완은 괜찮았는데 다리, 상완 등은 살아남지 못했다... 이래서 태양의 해안인가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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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5일.

이렇게 허접할줄 몰랐던 브런치

아침에 일어나 구글 맵으로 브런치를 먹을 곳을 찾다가 평점이 좋은 브런치 가게가 근처에 있어서 찾아갔다. 가서 9유로짜리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글쎄 나오는 게 저게 다여서 매우 실망했다. 오렌지 주스 한 잔, 커피 한 잔, 빵 2조각에 9 유로면 너무 양아치 아닌가???

물론 맛이 막 없다거나 하진 않았고 신선한 올리브유와 같이 먹으니 꽤 괜찮았지만 그래도 비싸...

세비야 대성당 내부

세비야에 도착한 후 이틀째 되던 날이 일요일이라 세비야 대성당 내부를 일정 시간 동안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스페인 광장 일몰은 못 봤지만 그래도 공짜로 교회 들어갔으니까.... 실제로 가서 보면 진짜 층고가 말도 안 되게 높다. 그 옛날에 어떻게 이렇게 높은 건물을 지었을까 하는 경이로움과 천장에 근접해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들이 눈에 띈다.

세비야 스페인 광장

어제 축제 때문에 들어오지 못했던 스페인 광장을 이제야 들어왔다. 원래 저 무대 중앙에서 분수가 나오고 탁 트인 시야가 장관인데 무대 시설물로 인해 시야가 방해가 많이 된다.

플라멩코 버스킹

스페인 광장 중앙에서 플라멩코 버스킹을 한다. 듣기로는 점심시간에만 한다고 하니 혹시 세비야에 방문할 생각이 있다면 고려해 찾아가길 추천한다.

전에도 나왔던 스페인 또르띠아

전에 먹었던 또르띠아보다 여기서 먹은 또르띠아가 더 촉촉하고 맛있었다. Una de Delicias

황금의 탑

식사를 한 곳이 운하 근처라 바로 다시 운하를 따라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산책을 하던 중 발견한 황금의 탑이다. 황금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붙여진 이름인 듯? 내부에 박물관도 있었는데 내가 지나가던 시간에는 닫혀 있었다. 이렇게 계획 없이 여행하다 보면 못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답니다 🥲

뭐냐 저 해적선은

산책하며 보니 운하에서 카약을 타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느새 꽤 북쪽으로 걸어와 바로 옆에 세비야 투우장이 있었다. 소랑 싸우는 그 투우 맞아요... 그게 여기에서 시작됐다고 하더라구요.

드릅게 비싸다

가격이 나쁘지 않다면 한 번 볼 의향이 있었으나 가격이 나빴다. 그냥 나쁜 것도 아니고 사악했다. 제일 싼 좌석이 8만 원 정도니까 말 다했지 뭐... 원래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해서 난 투우 관람은 포기했다. 알고 보니 투우는 주말마다 하는데 이날이 올해의 마지막 투우였나 보다. 그래서 투우사도 유명한 사람이 와 가격이 괴랄했다.

샹그리아

전에 마드리드 왕궁에서 만난 프란시스와 세비야에서 다시 접선했다. 프란시스는 이후에 저녁 약속이 있다고 해서 같이 바르에 가 샹그리아를 주문했고 샹그리아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눴다. 맛은 있었는데 가격이 하나당 5유로였다. 대충 맥주 가격 2배 정도 되는 듯.

스페인 와서 처음 먹어본 빠에야

음 그런데 그 가족 식사에 나도 원한다면 껴도 된다면서 초대해줘서 당황스럽게도 프란시스 어머니와 프란시스 이모분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아, 프란시스는 40대 남성이다. 그러니 어머니는 대충 60 쯤 되시는 것 같다.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시길래 🙃

2022년 9월 26일.

빤 꼰 또마떼

스페인의 일교차 때문인지 코 상태가 좋지 않아 이날은 잠을 평소보다 더 많이 잤다. 그러고는 아침에 일어나 대성당 주변에 있는 바르에 가서 커피와 빤 똔 또마떼를 먹었다. 스페인에서 카페 꼰 레체를 주문하면 너무 싱겁길래 카페 솔로 즉 에스프레소를 처음으로 주문해봤는데 여기에 설탕을 넣어 먹는 게 훨씬 맛있다.

세비야 버스 정류장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말라가를 가기 위해 버스를 예매하려 했으나... 이상하게 핸드폰으로는 자꾸 결제가 되지 않아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직접 가서 버스 티켓을 구매했다.

버스 티켓을 구매하는 중에 외국인 할머니 분이 기계로 티켓 구매하는 걸 도와드렸는데(스페인어도 모르면서...) 결국 실패했다. 내가 스페인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줄은 몰랐는데 신기한 경험이었다.

세비야에서부터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숙소에서 골골대고 있다 보니 분량이 적은 점 양해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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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 세비야.

눈갱 죄송하다. 하지만 어쩌겠나. 내 블로근데

위 사진을 그냥 눈갱 하겠다고 찍은 건 아니고 내 고됨을 표현하고 싶었다. 열차 출발 시간은 9시 45분이었고 난 마드리드 기차역에 9시 35분쯤 도착했다.
난 이때 지하 1층이었고 역에 도착해서 내 표를 보여주며 첫 번째 직원에게 물어보니 지하 1층 옆 쪽에서 타면 된다고 해서 지하 1층 출입구로 들어갔다.

스페인에서는 기차역에서도 짐 검사를 해 조금 빨리 가는 것이 좋다. 사실 10분 전이 그렇게 여유 있는 시간은 아니라는 것.

지하 1층 출입구 앞에서 검표를 하던 두 번째 직원이 내 표를 보더니 이건 여기서 타는 게 아니라 내려가서 타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난 얼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지하 2층에서 세 번째 직원에게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나보고 다시 지하 1층으로 올라가란다.?? 이때가 아마 9시 40분쯤이었을 거다. 역시 사람은 위기에 처하면 초인적인 능력이 발휘하는 것인지 스페인어로 "하지만 저 위에서 나보고 내려가라고 했다."라고 하자 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지하 2층에 있는 출입구로 가라고 한다. 이때 다시 지하 1층으로 올라갔으면 열차 놓쳤을 거다.

이후에도 2명 정도에게 길을 물어봐 열차를 겨우 탈 수 있었고 열차는 내가 탑승한 지 1분 정도 후에 출발했다.


이자는 지금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세비야의 santa justa 기차역에서 내려서 숙소로 가는 길을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공항버스를 타면 된다고 나왔다. 마침 버스 정류장에서 나오자마자 공항버스를 찾아서 열심히 달려가서 탔는데 알고 보니 시내가 아니라 공항 방면으로 가는 버스였다.
덕분에 3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10분이나 걸려서 갔고 겨우겨우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둠 해산물 튀김

숙소에 짐을 풀고 빨래를 하려 했는데 이번 숙소에는 세탁기가 없었다. 외부에 있는 빨래방을 이용해야 했는데 건조하는 가격까지 합치면 1회에 만원... 정도가 된다... 이걸 모르고 얼마 되지도 않는 양을 돌려버렸다.

세탁기를 돌려놓고 주변에 먹을 게 없나 찾다 세비야에서 유명한 해산물 튀김을 판매하는 가게를 발견해 들어갔다. 난 다른 것보다 염장된 대구와 엔초비 튀김이 맛있었다.

세비야 대성당

건조를 마친 빨래를 되찾고 동네 주변을 산책했다. 나는 토요일에 세비야에 도착했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모르겠으나 마드리드만큼이나 사람이 많았다.

세비야의 일몰.

세비야의 마스크 축제(?)

세비야에 유명한 관광지 중 스페인 광장이라는 곳이 있다. 그래서 여기를 찾아갔는데 여기서 9월 16일부터 무슨 축제를 한다면서 오후 3시 이후에 출입을 통제해서 20분을 걸어갔지만 들어갈 수 없었다... 제가 여행 계획을 짜면서 이런 걸 전부 알고 올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은 일몰로 유명한 곳이었고 세비야에 와서 꼭 보고 싶은 것 중 하나였는데 실패해서 속상했다.
이때 닫힌 문 앞에서 한국에서 오신 조XX이라는 분을 만났다. 이분도 스페인을 여행 중이신데 세비야에서는 1박 만을 하신다고 하셔서 이곳에서의 일몰은 보실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파스타 면에 고기를 채운 요리

그래서 나는 그분과 걸어서 세비야의 또 다른 일몰 명소인 메트로폴 파라솔을 찾아갔고 그 앞의 식당인 La Malvaloca에서 식사를 했다. 메뉴를 3개 정도 시켰는데 모든 메뉴가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인 맛이어서 아주 만족스럽게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갑자기 밥을 사주시겠다고 하셔서 조금 죄송하기도 했지만 너무 감사하게 잘 먹었다.

아쉽게도 이분은 8시 45분에 플라멩코 공연 예약이 있어서 일몰을 같이 보러 가지는 못하셨고 그렇게 나중의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아래에서 본 메트로폴 파라솔

메트로폴 파라솔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목재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위에 올라가서 일몰을 보는 게 목표였던 나는 눈물을 머금고 10유로로 입장권을 산 후에 전망대에 들어갔다.

건축물 조명이 들어오기 전
건축물 조명이 들어온 후

건축물들의 빛이 들어온 이후 세비야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파라솔 위는 바람이 많이 불어 일몰 후 반팔만 입은 나는 꽤 춥긴 했지만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메트로폴 파라솔의 조명이 들어온 후

파라솔 위도 이렇게 일몰 후 조명이 들어오는데 이 조명이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천천히 변해 마치 파도가 치는 걸 연상하게 한다.

스페인에도 롯데리아가 있네요

오늘은 스페인에 있는 롯데리아로 마무리한다. 복권 파는 곳인 거 같은데 아무튼 이름이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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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vs세고비아.

전날 마드리드 근교 도시 중 하나인 톨레도와 세고비아 중 어디를 갈지 고민했다.
톨레도는 과거 마드리드가 스페인의 수도가 되기 전까지 수도였던 곳이고 세고비아는 로마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수도교가 유명한 곳이다.
호스텔에 같이 묶는 친구들에게 물어본 결과 톨레도가 더 좋다는 평이 많아 나는 톨레도로 가기로 결정했다.

마드리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톨레도로 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하나는 버스, 나머지 하나는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난 구글 맵에서 나오는 추천 경로가 기차이길래 아토차역에 갔는데 가격이 너무 비쌌다. 우리나라 SRT나 KTX마냥 기차는 다 비싼가보다. 심지어 내가 아토차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였는데 가장 빠르게 탈 수 있는 기차는 12시에 출발하는 기차여서 Alsa 버스를 타러 갔다.

나 한국에서 마스크 40개 가져왔는디..

난 이때까지 지하철에서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많이 착용하지 않기에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는 줄 알았다. 그래서 마스크 없이 버스를 탑승하려 하자 검표하는 기사님이 막으셔서 바로 앞에 있던 곳에서 마스크 10장 짜리를 구매했다.

미어터지는 마드리드행 버스 줄

그렇게 버스를 50분 정도 타고 도착한 곳이 톨레도였다. 워낙 마드리드 근교 관광 도시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 타기 위해 내리는 사람이 버스역에 한가득이었다.

저어어어기 언덕 위에 있는 도시가 톨레도다

톨레도를 검색하다가 본 블로그에서는 버스 정류장에서 시내까지 걸어가려면 힘들다고 했는데 나는 한여름이 아닌 시기에 방문해서 그런지 걸어갈 만 했다.

뚜벅이들을 위해 4단 에스컬레이터가 마련돼있다

그리고 톨레도 시내가 꽤 높은 위치에 있다보니 이렇게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올라갈 수 있게 돼있다. 걸어서 올라갈 생각을 하면 진짜 끔찍하다.

좁은 틈 사이로 보이는 톨레도 성당

톨레도 도심으로 올라와 구글 맵으로 톨레도 성당을 검색하고 찾아가던 중 건물 틈 사이로 보이는 톨레도 성당의 첨탑이 눈에 띈다.

톨레도 대성당

2층 투어 버스

톨레도 성당을 구경한 후 광장에서 구매한 투어 버스를 타고 톨레도 시내 외곽을 돌며 구경했다. 2층이 뚫려있어서 전망이 잘 보이긴 하는데 문제는 엄청 덥다. 나중에 알았는데 위에 뚜껑이 있는 버스가 있다. 그걸 타는 게 당신의 피부와 안구 건강에 좋을 것이다.
선글라스를 벗는 순간 지옥을 경험할 수 있어요...

음성 가이드를 들어보자

버스에서는 한국어 음성 가이드도 있어서 톨레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비룩 달리는 버스에서 맞는 바람 탓에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진 않지만 그래도 한국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게 다행이다.
유선 이어폰은 버스에 탑승하면 공짜로 주니 걱정 말고 받자.

톨레도 시내 전망대

투어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을 가다 보면 이렇게 중간에 시내의 전망이 전부 보이는 전망대에 잠시 정차한다. 보게되면 감탄을 절로 자아내는 경관이었다. 이곳은 원래 야경으로도 유명한데 나는 마드리드에서 숙소 1박을 미리 예약하지 않은 탓에 숙소를 옮겨야 해 야경을 보지 못하고 톨레도를 떠났다 😭


톨레도 칼

톨레도에서 파는 칼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아마 당신이 들어봤을 수도 있는 다마스커스라는 칼 또한 이 톨레도산 칼에 대항하기 위해 제작됐으나 그 정도가 충분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산 마르틴 다리에서 보이는 풍경

톨레도가 자연이 만든 요새라는 걸 실감하게 해주는 전망이다 도시를 따라 흐르는 강이 북쪽을 제외한 세 방향을 막고 있다.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밤.

마드리드의 황혼

오늘이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아직 둘러보지 못한 장소들이 꽤 많았는데 일정을 조금 더 여유롭게 잡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내가 묵었던 호스텔은 4Bears라는 이름의 호스텔인데 정말 좋았다. 나중에 마드리드에 다시 온다면 재방문할 것 같다. 여러분들도 나중에 마드리드에 오게 된다면 한번 고려해보시길 😎

감바스

어제 만났던 주XX군과 이틀 째 저녁을 함께하고 있다. 원래는 빠에야 맛집에 데려다주기로 했는데 내가 숙소를 옮기느라 늦게 만난 탓에 원래 가려고 했던 곳에 가지는 못하고 대신 가성비 좋은 바르에 갔다.
참고로 스페인은 그냥 모든게 타파스다. 샐러드, 튀김, 구이, 디저트 구분 없이 말이다. 타파스 바르는 그냥 음식점이다.

스페인 감바스는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새우의 양이 훨씬 많았고 역시 올리브오일에 찍어 먹는 빵은 맛있다.

또르띠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또르띠아와 다르게 스페인에서의 또르띠아는 감자를 섞어 만든 오믈렛을 뜻한다. 아마 당신이 스페인에 오게 된다면 수도 없이 먹어보게 될 음식일 것이다!

파이브가이즈가 스페인에!

타파스를 몇 개 먹은 후 배가 충분히 차지 않아 시내를 걸어다니다 이곳이 들어갔다.
혹시 미국의 3대 버거라고 인앤아웃, 쉑쉑, 파이브가이즈를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그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가 스페인에 있었다!
여긴 땅콩 기름으로 패티를 굽고 감자튀김을 튀기는데 덕분에 매장 한켠에 공짜로 땅콩을 까먹을 수 있게 땅콩을 두었다.

어처구니 없는 감자튀김

그... 작은 감자튀김 하나를 시키면 진짜 말도 안되는 양의 감자튀김을 준다. 근데 이게 그냥 저런 식으로 봉투에 대충 넣어서 주는 방식이라 모르고 처음 받으면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이다. 감자튀김의 양은 대충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감자튀김의 3배 정도의 양인 것 같다.

감자튀김은 너무 배가 불러 다 먹지 못했고 그렇게 햄버거 가게를 나와 난 숙소로 돌아갔다. 그렇게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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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와 함께.

아 이게 유럽이지 ㅋㅋ

도미토리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굉장히 재밌는 거 같다.

숙소에서 나와 시원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출발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확인한 일기예보 상으로는 내가 스페인에 도착하는 날부터 마드리드에 비가 내린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할 만큼 날씨가 좋다.

오늘의 계획은 마드리드 도시 둘러보기이다.

얘내는 너무 익숙한데...

첫 번째 목적지는 솔 광장이다.
솔 광장은 마드리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들 중 하나인 것 같다. 무려 지하철이 5 노선이나 지나간다. 길가에서 본 비둘기들은 여기가 스페인인지 한국인지 좀 혼란스럽게 할 정도로 똑같이 생겼다.


솔 광장에 가던 길에 들른 빵집

광장까지 가던 중에 길가에 있는 빵집을 발견해 들어갔다. 들어갔는데 뭔지 모를 빵들이 한가득이어서 가장 익숙한 크루아상을 골랐다.

치즈랑 햄이 들어간 크루와상 샌드위치

혼자 여행하는 내게 딱 맞는 아침식사였다. 안에 들어간 내용물은 간단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맛이었다.

따릉이 같은 게 여기에도 있다

처음에 이 자전거를 보고 걸어 다니는 것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솔 광장을 주변으로 갈만한 곳들이 밀집돼 있어 굳이 필요하지 않았다. 구글 맵으로 검색하면 도보로 10분을 넘는 곳들이 거의 없다! 뚜벅이들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인 것 같다.


마요르 광장(Plaza Mayor)

왜 솔 광장을 향해 갔는데 사진은 마요르 광장이냐면 솔 광장이 지하철 공사(?)로 공사판이라 별로 예쁘지 않았다. 솔 광장에 곰돌이 조각같이 유명한 게 있는데 지하철 출구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막혀있었다 ㅠ.

산 히네스(San Ginés)

여긴 마드리드에서 가장 유명한 초코라떼리아다. 마요르 광장 주변에 잇는데 구글 리뷰 수가 무려 4만 개다.

진짜 태어나서 처음 보는 리뷰 수다
츄러스와 초코라떼

내가 스페인에 오기 전에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우리나라 츄러스가 스페인 츄러스보다 맛있다는 말이었다. 먹어보고 든 생각은 그냥 다른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여기 츄러스는 겉에 시나몬 가루라던지 설탕 따위가 전혀 묻어있지 않다.

츄러스는 굉장히 바삭하고 고소하다. 사람이 많이 가지 않는 이른 아침에 가서인지 따뜻하진 않았지만 거의 과자에 가까운 식감이어서 맛있게 먹었다.

난 원래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아 초코라떼에 츄러스를 찍어 먹는 것보다 그냥 츄러스만 먹는 게 더 맛있었지만 그래도 돈 주고 시켰으니 아까워서 다 먹었다. 저 초코라떼가 굉장히 꾸덕꾸덕하다 거의 초콜릿 중탕한 정도.


가야금?!

츄러스를 먹고 마드리드 왕궁으로 향하던 길에 본 한식당이다. 난 해외여행을 할 때 한식을 별로 찾는 편이 아니지만 거리에 있는 한글이 반가워서 찍어봤다.

마드리드 왕궁 옆 교회

왕궁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왕궁 앞에 있는 교회 사진이다. 이때가 10시쯤이었는데 덕분에 그림자가 많이 생겨 시원하게 구경하기 좋았다.

사진의 우측 하단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저 줄이 마드리드 왕궁 내부를 구경하기 위해 서 있는 줄이다.

원래 왕궁에 갈 때는 굳이 왕궁 안을 둘러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내가 살면서 여길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왕 온 김에 들어가 보자 싶어서 냅다 줄을 섰다.

일단 줄을 서긴 했는데 몇 시에 입장을 시작하는지 모르겠어서 뒤에 있는 사람에게 어눌한 스페인어로 몇 시에 들어가냐고 물어봤다. 들려오는 답변이 영어였어서 내적 반가움을 숨기고 나도 얼른 영어로 인사했다. 이름은 프란시스였고 뉴질랜드에서 왔다고 한다.
프란시스와 같이 왕궁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마드리드 왕궁 내부

왕궁 안으로 입장하면 바로 볼 수 있는 왕궁의 정면이다. 이 넓은 공터에서 정기적으로 스페인 전통 제식(?)같은 걸 한다고 한다.

???

왕궁 안에 공작이 있다??? 밖에서 비둘기만 보다 들어오자마자 이런 새가 있어서 당황했다. 얘는 왕궁에서 키우나?

실제로 보면 그림에서 입체감이 느껴진다

왕궁 내부는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공간이 꽤 많았다. 난 영어로 된 오디오 가이드를 구매해서 들으면서 프란시스와 함께 왕궁을 구경했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감자칩

왕궁을 나와 프란시스가 어제 가려고 했다가 가지 못했다던 바르에 갔다. 100가지 종류의 간단한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체인 형식의 바르였다.

역시 스페인은 맥주가 저렴하다. 대략 우리나라 반 값 정도인 것 같다. 덕분에 우리는 대낮부터 맥주를 곁들이며 점심을 먹었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프란시스는 내일 세비야로 간다고 했는데 나도 다음 목적지가 세비야이기 때문에 다음 도시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우린 헤어졌다.

바르 뽀스따쓰

프란시스와 헤어지고 호스텔로 돌아가던 길에 익숙한 이름의 바르가 보였다. 알고 보니 전날 호스텔 매니저한테 맛있는 음식점을 추천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을 때 추천받았던 곳이었다.

오징어 샌드위치(Bocadillo de Calamares)

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배가 고프진 않았지만 오징어 샌드위치가 워낙 유명해서 지나칠 수 없었다. 들어가서 오징어 샌드위치와 맥주를 주문했다. 사진의 우측 하단에 있는 초록색은 올리브다.

오징어 튀김 맛있었다! 간도 짭짤하게 되어있고 엄청 부드럽다. 근데 굳이 빵에 넣어서 먹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빵과 먹으니 목이 좀 막혀서 올리브를 다 먹어버렸다. 다시 간다면 꼴뚜기 튀김 같은 걸 시켜서 먹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무너져버린 커튼

ㅋㅋㅋㅋㅋ 오늘도 재밌는 일이 생겨버렸다. 내 침대에 올라가던 중에 실수로 커튼이 달려 있는 봉을 잡아서 봉이 떨어졌다. 다행히 부러지진 않았지만 어처구니가 없었다.

덕분에 원래 저녁을 먹기 전까지 숙소에서 자려고 했는데 침대가 오픈돼서 그냥 앉아서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스페인에서 만난 중학교 친구.

주XX군과 함께 간 식당

프롤로그에 나왔던 정XX군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정XX군이 스페인에 왔었을 때도 만났던 중학교 친구인 주XX군과 인스타 디엠으로 연락을 해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raza라는 레스토랑이었다.

스페인은 저녁시간이 늦어 이곳 역시 오후 8시에 오픈을 했다. 주말이면 예약 없이는 오기 힘든 곳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주XX군의 화려한 스페인어 실력 덕분에 9시 30분까지 식사를 마치는 조건으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전빵
하몽, 감자, 반숙 계란을 함께 먹는 요리
가리비 구이

여기 분명 스테이크 집이라고 들었는데 물론 스테이크도 맛있지만 다른 요리들이 엄청 맛있었다.

우리는 총 3가지 요리를 시켰는데 이게 진짜...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 마드리드에 온다면 다시 방문해야 할 것 같다. 여러분들도 마드리드 가시면 한 번쯤 가보세요 👍
스페인어 못 하면 좀 힘들지도?

상호명이 중국 브랜드같지 않나요?

밥을 먹은 후 야오야오라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내일 나는 톨레도라는 도시에 갈 예정인데 만약 마드리드로 빨리 돌아온다면 함께 빠에야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이렇게 또 한 번의 마드리드에서의 하루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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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파리.

야심한 시간 새벽 2시

지난 편에서 언급했듯이 스페인 마드리드로 가기 위해 파리를 경유한다.

에어 프랑스는 처음 타봤는데 어째서 한국에서 출발하는 편인데도 승무원분들이 전부 프랑스인이다; 들어도 들어도 적응되지 않는 불어의 가래 끓는 'ㅎ'발음을 들으며(영어 최고...) 비행기는 무사히 이륙했다.

Beef or chicken?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국적기니 기내식도 맛있겠지??'라는 기대를 듬뿍 하고 받은 첫 기내식이다. 난 소고기를 골랐는데 내 옆 분이 닭고기를 고르고 닭고기가 없다는 걸 들어보니 닭이 인기가 더 많나 보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그냥 그랬다... 그냥 대한항공 기내식과 별 차이가 없는 듯?

비행기가 파리를 향해 휘청휘청 가는 모습

아무래도 러시아랑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해서 그런지 비행기가 술이라도 취한 사람처럼 엄청 비틀비틀 간다.

피자빵이 들어있다

이건 잠을 좀 자고 미리 저장해놓은 넷플릭스를 보다가 나온 두 번째 기내식이다. 비행시간이 14시간인데 기내식을 2번만 줄 줄은 몰랐지...

그리고 예전에는 비행기를 오래 타도 몸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번에 타보니까 상당히 힘들다.
술 먹고 자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참고로 전 편에 샀던 목베개는 터무니없이 얇아서 별 도움이 안 됐고, 칫솔은 담을 곳이 없어서 종이컵에 꽂아놨다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떨어트렸다. ㅡㅡ

이것이... 유럽?

비행기는 파리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고 환승하는 곳을 찾아가는 도중 밖에 풍경이 너무 이뻐서 찍어봤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인터넷으로만 본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해 꽤나 두근두근했다.

참 이쁘죠?
와 여러분 유럽 공항 감성좀 보세요!!!

전 이걸 보고 '유럽 공항은 다 이렇게 생겼겠구나'라는 환상을 가졌는데 스페인에 와보니까 아니더라구요 ㅋ

EU 국가 내에서 환승을 하면 경유지에서 입국심사를 하는지 프랑스에서 입국심사를 했다.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그래도 파리에 왔는데 파리 빵은 먹어보고 가야지 싶고 슬슬 허기도 져 샌드위치 파는 곳에 갔다.

뭔지 모르고 시켰는데 참치마요였음

샌드위치 가게 키오스크에서 앞 분이 주문하시는데 이름 적을 때 구XX라고 적으셔서 나도 얼른 주문하고 냅다 옆자리 앉아서 "혹시 한국 분이세요?"라고 말 걸었다.
언제 오셨냐고 물어보니까 같은 비행기에서 내 3칸 뒷자리에 앉아서 오셨다고 하셨다.

타지에서 만난 한국인 덕분에 경유시간에 심심하지 않았고 나는 스페인으로 구XX님은 포르투갈로 떠나셨다.

파리에서 마드리드.

구름이 굉장히 이쁘다

파리에서 마드리드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이번에는 창가 자리로 체크인했다.
이전에 파리에 오는 비행기에서는 통로 쪽 자리였는데 장시간 비행기에선 통로가 무조건 옳아요 여러분... 제발 풍경은 개나 주고 편하게 화장실 가자구요.

이딴 게... 진짜 잠봉뵈르?

햄 or 치즈 물어보길래 햄 고르고 받아서 먹었는데 먹고 나서 붙어있는 스티커를 보니 잠봉뵈르라고 적혀있었다. 어째 한국에서 먹어봤던 잠봉뵈르보다 허접한 이 녀석은 도대체... 하긴 햄이랑 버터만 있으면 잠봉뵈르지 그치?

스페인 땅이 보인다!!

비행기 얼마 탄 것 같지도 않은데 곧 착륙한다길래 창문을 열어보니 확실히 하늘에서 봤을 때도 스페인과 프랑스의 느낌이 다르다. 프랑스는 굉장히 비옥한 곡창지대 같은 느낌이라면 스페인은 조금은 황량한??느낌이 든다.

스페인 지하철역 입구

내 수화물이 인천공항에서부터 와서 그런지 가장 마지막에 나와서 한참을 기다리다 겨우 짐을 가지고 공항 지하철역에 왔다. 구글 맵을 켜고 숙소로 가는 길이다.

스페인 지하철 내부

스페인 지하철이 다 이렇게 생긴 건 아니다. 어떤 지하철은 손잡이를 올려야 문을 열어준다. 진짜 처음 보고 문화충격 제대로 받았다. 마드리드 지하철들은 서울의 지하철들보다 크기가 작다.

자물쇠로 꽁꽁 묶은 짐들

지하철 타는 내내 혼잡한 지하철에서 소매치기가 자주 발생한다는 말이 신경 쓰여 짐을 열심히 사수했는데 그 영향인지는 몰라도 소매치기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눈 풀렸네...

제 표정이 왜 저럴까요??? 왜냐면 캐리어를 들고 왔는데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곳들이 꽤 많더라구요... 계단에서 캐리어를 영차영차 들고 다니다 보니 땀까지 나서 찌들어버린 모습입니다.

그래도 지하철 타고 오면서 스페인 할아버지 분에게 도움을 받아 잘 올 수 있었다. 감사해요 할아버지 ㅎㅎ

이글레시아 역

이 역은 왜 보여주냐구요? 스크린 도어 없는 지하철이 신기해서는 아니구요 ㅎㅎ

마드리드 지하철 10호선 노선도

저는 분명 10호선을 Tribunal역에서 탔고 Tirso de Molina로 가야 하는데 말이죠 전 Iglesia 역에 있습니다? 네 거꾸로 탔어요 ㅋㅋㅋㅋ...

사실 한국에서는 구글 맵으로 길을 안 찾고 항상 카카오맵으로 길을 찾는데 그래서 그런지 구글맵 보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렇게... 힘들게 맞으면서 배웠습니다... 안 그래도 땀나고 못 씻어서 찝찝한데 숙소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늘어났네요 ㅎㅎ 시작부터 아주 재밌어 ㅎㅎㅎㅎㅎ

와 유럽!

드디어!!! 목적지인 Tirso de Molina에서 내렸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리자마자 너무나도 유럽 같은 분위기의 풍경이 펼쳐지길래 바로 사진 한 컷.

와 침대!!!

근데 앞에 풍경보다 그냥 침대가 최곤 거 같아요 ㅋㅋ. 숙소에 도착해서 바로 씻고 누워서 쉬었습니다. 처음 경험해보는 호스텔이었는데 주인 분도 친절하시고 시설도 깔끔해서 만족스러워요.

마트만 봐도 외국이다 그쵸?

숙소에서 쉬다가 공용 공간에 나갔다니 베네수엘라에서 온 커플이 있어 얘기를 몇 마디 주고받고 마트 추천을 받은 다음 목이 말라서 물을 사러 왔습니다.

카페 콘 레체 == 카페 라떼

숙소에서 쉬다가 근처에 있는 구글 맵 평점이 좋은 카페에 갔다. 갔는데... 와 진짜 스페인어 공부를 조금 하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그리고 자꾸 무의식 중에 영어가 불쑥 튀어나온다.

다행히 종업원 분들이 너무 친절하셔서... 완전 차근차근 말해주셔서 어느 정도 알아듣고 카페 콘 레체를 주문했다. 직역하면 커피랑 우유 즉 카페라떼 되시겠다.

하지만 맛은 엄청 싱거워서 설탕을 무조건 넣어야한다. 자주 보는 유튜버인 가든의 세계여행에서 맨날 이거 밍밍하다고 했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Cerveza! 맥주!

같은 곳에서 맥주도 하나 시켰다. 신기하게 커피도 팔고 술도 파는 카페 겸 바들이 주변에 많았다.

후무스

맥주를 주문하며 같이 먹을 음식도 주문하고 싶다고 하니 추천해준 후무스였다. 후무스는 중동에서 먹는 병아리콩을 갈아서 만든 페이스트인데 이를 튀겨서 나왔다. 좀 퍽퍽했지만 그래도 맥주랑 먹으니 나름 괜찮았다.

흔한 스페인 파

핸드폰으로 막 찍어도 예쁜 바를 뒤로하고 계산을 했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종업원인 Corinna가 스페인 여행에 대한 팁들을 몇 개 주었다.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와서 가면 좋을 곳들도 몇 개 알려주었다.

이후 숙소에 와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등 여러 국가에서 온 친구들과 얘기를 했다. 나도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여기서 한 달 정도 있으면 자동으로 배우게 될 거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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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9일, 여행 결심.

침대에 누워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친구들의 스토리를 구경하던 중 중학교 친구가 유럽 여행을 떠난 것을 봤다.

고등학교 3학년일 때부터 여행 유튜브를 열심히 봤던 나는 '언젠가 나도 여행을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고 여행을 간 친구가 스페인에서 찍은 사진을 보자 여행 뿜뿌가 차올라서 곧장 그 친구에게 인스타 DM으로 여행에 관해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잠자고 있던 여행 의지를 북돋아 준 정XX군에게 감사드린다.

알고보니 이 친구는 스페인에서만 머무는 것은 아니고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를 한 달 동안 여행하는 일정이었다.


2022년 7월 28일, 항공권 구매.

나는 물가, 음식, 위치, 관심사 등을 고려해 유럽 남서부에 위치해 있는 스페인에 가기로 결정했다!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스페인을 여행할 항공권을 찾아보았고 내 여행 루트는
인천 → 파리(경유) → 마드리드 → 바르셀로나 → 두바이(경유) → 인천
이 되었다. 여행 기간은 9월 21일 ~ 10월 18일이다.

항공권을 검색할 경우 각 여정들을 편도로 검색한 후 가장 저렴한 금액을 조합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무려 4개국 여행이다.


해외 여행은 가족 여행으로만 가봤기에 내 돈으로 항공권을 구매한 건 처음이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확실히 항공권이 많이 비싸졌다. 최대한 저렴한 것들로 추려서 150만원 남짓한 금액으로 비행기를 예약할 수 있었다. 처음 보는 항공사들도 많았기에 항공사 비교 사이트를 참고했다.

비행기 가격에 내 일정을 맞추면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항공권을 나름 저렴하게 구입했었지만 원래 이탈리아도 방문하려 했다가 출국 한 달 정도 전에 스페인만 가기로 계획을 변경해서 그냥 비행기 값을 기존 계획보다 더 써버렸다. (출발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심상치가 않다.)


출국 전, 여행 준비.

우선 출국에 앞서 내 여권의 만료 기한이 출국일 기준으로 얼마 남지 않아 새로운 여권을 발급받았다. 개인적으로 새로 선정된 파란 여권이 더 이쁜 것 같다.

스페인에 가서 친구를 만들고 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떠나는 여행이기에 스페인어를 공부해 가려고 한다. 현재 학교 도서관에서 스페인어 회화 책을 대출해 열심히 독학 중이다. 꼬미코 등 스페인과 관련된 여러가지 채널도 스페인어 학습을 위해 꾸준히 보는 중이다. (과연 나의 출국날 스페인어 실력은...?)

+ 대학 동기인 강XX양도 11월에 스페인에 간다고 해서 같이 스페인어 공부를 했다.


캐리어 VS 백팩, 이 주제도 개인의 여행 취향에 따라 그리고 여행지에 따라 많이 갈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난 캐리어와 백팩을 모두 가지고 출발할 거 같다.

짐과 관련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중동쪽 항공사들은 수하물 인심이 후하고 유럽의 저가 항공사들은 수하물 인심이 엄청 박하다. (역시 산유국...)

또 여행을 위해 준비한 물품들 중 도미토리에서 짐 보관을 위한 자물쇠와 현지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유심칩이 있다. 가격을 알아보니 유심같은 경우에는 현지에서 구매할 경우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았다.

스페인 입국 편하게 하기 위해 코로나19 부스터샷을 여지껏 안 맞다가 2022년 8월 30일에 맞았는데 유럽에 갔다온 정XX군의 말에 의하면 검사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백신 3번 맞길 잘했다. ㅋㅋ
체크인도 훨씬 빠르고 작성 서류도 적다.


2022년 9월 21일, 출국일.

생각보다 빨리 9월 21일이 되었다.
공항까지는 엄마와 여동생이 바래다주었다.
나는 에어프랑스를 타기 때문에 인천공항 제 2 터미널에 처음 와봤는데 1 터미널보다 확실히 더 작다..!

한산한 인천공항 2 터미널 (전혀 아님)

들어오자마자 사람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에어 프랑스 체크인 하는 카운터 G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체크인하는 데에만 거의 30분 줄 선 듯하다. 다행히 새벽 시간 비행기라 그런지 수하물 검사랑 출국 수속은 엄청 금방 끝났다!


인천공항 2 터미널은 출국장에도 편의점이 있었다. 편의점에서 목이 마르니 목을 축일 음료수도 사주고

한 달 동안 못 마실 킹늘보리.. ㅜ

멍청하게 칫솔을 캐리어에 넣은 과거의 제 자신 덕분에 일회용 칫솔과!!!

ㅂㄷㅂㄷ

집에 놓고와서 산 개멋진 목배게도 있다!!

ㅂㄷㅂㄷ2

암튼 이렇게 진짜 나 스페인 가나보다. 아까 수화물 위탁할 때까지만 해도 엄청 떨렸는데 지금은 그냥 졸리다. 얼른 비행기 타고 자고싶어...😪

나의 여행 프롤로그는 여기까지이다! 용두사미 블로그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 모두 작성자를 닥달해보자 🙃 혹시 알아요, 닥달하면 더 열심히 쓸지?

¡Adios c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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