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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 사그라다 파밀리아

여행/2022, 스페인

by leepil 2022. 10. 29.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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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종착지에 입성!


빌바오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해 무려 8시간 동안 이동한 끝에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날씨가 좋아 덩달아 기분도 좋아졌다.

바르셀로나 버스터미널

버스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은 무척이나 파랗고 높았다. 이전부터 바르셀로나에 가면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다른 도시에서 캐리어를 끌 때보다 더 꼭 잡고(?) 끌었다.

아무것도 털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40분 정도를 지하철로 이동해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숙소는 생각보다 시설이 좋지 않아 실망했다. 어떻게 아무리 호스텔이라지만 매트리스 , 베개 커버를 내가 직접 끼워야 되지 🥲

캐리어를 끌고 10분 남짓을 이동하느라 땀이 나서 원래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밥을 먹으러 가려했는데 오늘 하루 종일 먹은 게 휴게소에서 먹은 샌드위치 뿐이라 씻을 힘도 없어서 뽀송함은 제쳐두고 바로 밥을 먹으러 나갔다.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식사를 하러 간 곳은 Tortuga Restaurante로 여러 가지 퓨전 메뉴들을 선보이는 곳이었다.

샹그리아 까바

가장 먼저 나온 메뉴는 샹그리아였다. 샹그리아를 주문할 때 화이트 와인으로 할지 까바로 할지 물어봐서 까바로 달라고 했다. 이때까지 까바가 뭔지 정확히 몰랐는데 알고 보니 바르셀로나 지역에서는 레드와인 이외에도 여러 가지 와인을 사용해 샹그리아를 만드는데 까바는 그중 스파클링 와인이었다.

이제까지 먹어본 띤또 데 베라노 중 가장 맛있는 곳이 말라가였다면 샹그리아 까바는 이곳을 뽑을 것이다. 달콤, 상큼한 맛에 시원한 온도감과 청량한 탄산감 그리고 시트러스 향까지... 최고의 샹그리아였다 🍷

아란치니

이어서 이탈리아식 주먹밥 튀김인 아린치니가 나왔다. 평소에도 레스토랑에 아란치니가 있으면 꼭 시켜먹곤 한다. 하나는 대파 같은 식물인 리크, 나머지는 버섯으로 만든 아란치니였는데 특히 버섯 아란치니가 굉장히 맛있었다. 아란치니만 먹고 샹그리아를 다 먹어서 한 잔 더 주문했다.

삼겹살 요리

메인 메뉴로 먹은 삼겹살을 바싹 구운 요리이다. 아래 깔린 샐러드는 김치와 야채를 버무려 만든 가니쉬였는데 김치의 향보다 짠맛이 독보적이라 좀 아쉬웠다. 그래도 외국 음식점들에서 이렇게 한식을 활용한 요리를 만든다는 점이 괜히 뿌듯했다. 삼겹살은 지방이 아닌 부분도 너무 많이 익어 칼질을 하기 조금 힘들었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조화가 좋은 접시였다.

밥을 다 먹고 숙소에서 씻은 후에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나왔다. 숙소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근처에 있어 찾아갔다.

수난 파사드 야경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세 파사드(면) 중 수난 파사드 쪽을 먼저 바라보게 됐는데 항상 사진 또는 영상 매체로만 접하던 건축물을 내 눈으로 담게 되니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꼈다. 살짝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랄까? 내일 성당 방문이 예정되어 있으니 오늘은 살짝만 훑어보고 돌아왔는데 그럼에도 바르셀로나 도심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멋있는 자태를 뽐냈다.

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본격적으로 바르셀로나를 즐기는 첫째 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 너무 피곤해서 잠을 일찍 들었기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다.

스페인 개선문

라 보케리아 시장을 찾아가면서 지나간 스페인 개선문이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축물인지는 공부를 안 하고 가서 잘 모르겠다... 옆에서 차량 관련 행사를 하는지 기아 자동차도 보인다. 아침이라 주변에 있는 평이 괜찮은 샌드위치 가게를 찾아갔다.

햄치즈 샌드위치

아침으로 먹은 햄치즈 샌드위치였다. 주문하면 바로 빵, 햄, 치즈 등을 구워서 줬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었다. 이 샌드위치를 다 먹은 후에 카트리나 시장에 갔는데 발렌시아 시장보다 규모가 작고 사람도 적어서 그냥 살짝 둘러보다 나왔다.


피카소 박물관

피카소 박물관에 있는 작품인데 다른 화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그린 작품이었다. 이거 관련 그림만 20점 이상이 있어서 광기가 느껴졌던... 평소에 미술관을 가는 취미가 없어서 그림을 보고 크게 깨닫는 바는 없었지만 입장료가 그리 비싸지 않아 바르셀로나에 온다면 한 번쯤 갈 만한 것 같다.

피카소의 유명 작품은 다른 미술관에 있다...

바르셀로나 해안

피카소 미술관을 다 둘러본 후 남동쪽으로 걸어 내려가다 보면 있는 바르셀로나의 해변이 보인다. 그라나다, 발렌시아에서 날씨가 맨날 흐려서 속상했는데 바르셀로나 날씨는 끝내주게 좋다.

해안을 따라 북동쪽으로 걷다 보니 바르셀로네타 해변에 도착했다. 아쉽게도 이날은 오후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들어가기 위해 수영복을 안 챙겨 와서 바다에 들어가진 못했다. 사장을 따라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 달리기를 하는 사람,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 모두 행복해 보였다.

바르셀로네타 해변

저 멀리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고기 조형물이 유명한 작품이라고 한다. 사진을 찍고 저 물고기가 있는 곳까지 하염없어 걸어가며 바르셀로나를 두 다리로 만끽했다.



원래 아침에 출발할 때 계획은 숙소에 들어오지 않고 사그라다 파밀리아까지 갔다 오려고 했는데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숙소에서 잠깐 쉬기로 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어김없이 마르케도나를 찾아가 장을 봤다.

수제 하몽 샌드위치

빵과 하몽을 사 와 숙소에서 만든 보까디요 데 하몽이다. 하몽이 들어간 샌드위치인데 식당에서 사 먹는 것보다 가성비가 5배 정도 좋다. 그리고 스페인 하몽이 스페인에서 햄을 말하는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 프랑스어로는 잠봉... 스페인어로는 하몽... 영어로는 햄...

개인적으로 스페인에 온다면 이베리코 세보 등급 하몽을 마트에서 구매해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베요타보다 가격이 절반 정도이고 충분히 좋은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

마트표 오랜지주스

많은 마트에 생 오랜지를 착즙 해서 음료수를 만들어주는 기계가 있다. 발렌시아에서 처음 사용해봤을 때는 별로 맛있지 않아서 실망했는데 이번에 다시 먹어보니 진짜 엄청 달콤하다. 오랜지만 짜서 만든 주스라는 게 믿기지 않는 맛이었다.

하몽 샌드위치와 곁들여 먹으니 순식간에 접시를 비울 수 있었다. 그런데 샌드위치를 아침과 점심 연속으로 먹은 탓인지 입천장이 까졌다 🥲



점심을 먹은 후 숙소에서 샤워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예약해둔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입장시간이 다가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수난 파사드 주경

어제저녁에 본 모습보다 낮에 본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것 같다. 이때 시각이 곧 해가 지기 시작할 때라 그런지 하늘과 성당 그리고 그 앞에 있는 공원까지 눈으로 즐기기 완벽한 때였던 것 같다.

성당의 입구는 탄생 파사드에 있기에 성당을 따라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탄생 파사드는 가우디가 죽기 전에 완성한 파사드라고 알려져 있다.

탄생 파사드 주경

수난 파사드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수난 파사드는 추상화와 간결한 선을 많이 사용했다면 탄생 파사드는 사실적인 조각들이 많다. 가우디가 만들 당시에 마을 주민들의 얼굴을 본떠서 조각들의 얼굴을 꾸몄다고 한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이 조각상들에 새들이 앉아 배설물을 싸 놓아서 조금 지저분한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각 파사드는 예수에 탄생, 수난, 영광에 관한 내용들을 조각을 통해 표현해놨는데 종교에 대해 무지하지만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대략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부에서 보는 스테인글라스

성당 내부에 진입하면 볼 수 있는 스테인글라스의 모습이다. 일몰 직전에 간 덕분에 태양빛이 창을 따라 성당 내부까지 깊게 들어와 어마어마한 장관을 연출한다.

일출 시간에 간다면 탄생 파사드 방면에서 들어오는 푸른색 계열의 빛으로 비친 성당을, 일몰 시간에 온다면 수난 파사드 방면에서 들어오는 붉은색 빛으로 꾸며진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찬장

성당의 가장 중심부에 있는 4개의 큰 기둥과 그 위에 있는 조각들은 천국의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큰 아치 구조 1개와 작은 아치 구조 2개를 사용하여 성당 전체의 하중을 지탱하고 있다. 이쪽 방향에서는 노란빛의 창들을 볼 수 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옵소서

하늘에서 바라보면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십자가 모양인 것을 볼 수 있는데 그중 가장 긴 부분의 안 쪽에 있는,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영광 파사드의 문 내측에 적혀있는 문구들이다. 한국어도 적혀있었다.

이제까지 방문해본 성당 중 가장 인상 깊은 성당이었다. 나중에 완공된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 위해 바르셀로나에 오기 전부터 찍어둔 음식점을 찾아가려 했으나 식당이 열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그냥 길가에서 쉬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모여 인간 탑 쌓기 같은 행사를 했다. 스페인어를 잘했으면 뭔지 물어볼 텐데... 덕분에 아직도 무슨 행사였는지는 모르지만 스페인은 이런저런 축제가 참 많은 국가이다.

일은 언제 하지...?



식당은 숙소와 성당 사이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도 좋았고 특히 갈리시아식 문어 요리를 먹기 위해 찾아갔다. Bicos restaurante라는 곳이다.

갈리시아식 문어요리

말라가에서 먹었던 문어가 쫄깃한 문어의 최고봉이었다면 이곳에서 먹은 문어는 부드러운 문어의 최고봉이었다. 꽤 여러 가지 문어 요리를 먹어본 것 같은데 이제껏 먹어봤던 어떤 문어보다도 부드럽고 거기에 올리브유의 신선한 향까지 더해지니 입에 넣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가리비요리

이어서 나온 가리비도 그냥 미쳤다. 입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면서 달달한 맛이 뿜어져 나오는데 씹으려 하지 않아도 입에서 사르륵 사라진다. 이제까지 먹어본 가리비 중 제일 맛있었다. 바르셀로나에 온다면 여기 가서 가리비랑 문어는 꼭 시켜먹으세요. 진짜로 제발. 저녁이 너무나도 훌룡했기에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다른 도시들보다 면적도 크고 둘러볼 거리들이 많아 아무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내일부터는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다닐 생각이다. 조금만 더 오래 있을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 일정에 여유가 없으니 나중에 다시 와 근교 도시들까지 둘러보고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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