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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7 말라가에서 비 맞기

여행/2022, 스페인

by leepil 2022. 10. 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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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 신시가지 탐방.

숙소에서 늦잠을 자다가 10시쯤 일어나 씻은 후 어느 때와 같이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정오쯤 말라가 신 시가지를 구경하러 숙소에서 나섰다. 남북으로 이어지는 과달메디나 강을 기준으로 동쪽이 구 시가지, 서쪽이 신 시가지이고 내 숙소는 구 시가지에 있었다.

강을 향해 가던 길에 오랜만에 보는 라멘 집이 눈길을 사로잡아 구글 맵에 검색해 보았는데 평점이 좋아 들어갔다. 돈코츠라멘을 먹고 싶었으나 없길래 아쉽지만 쇼유라멘을 주문했고 라멘은 순식간에 나왔다. 여기서 라멘을 먹고 든 생각은

스페인 사람들이 맛있는 라멘을 아직 못 먹어봤구나...

이거뿐이었다. 면도 라멘 하면 떠오르는 생면이 아니라 인스턴트 면이었고 국물도 실망스러웠다. 한국이 라멘을 잘 만드는 거 같으니 라멘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드세요 여러분 ㅎㅎ...

말라가 신 시가지

라멘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서 강을 건넜다. 그런데 여기 강은 물이 모조리 메말라서 한 방울도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면 강이 아니라 그냥 인공 협곡이 아닐지... 그리고 강을 건너 도착한 밀라가 신 시가지를 보고 내가 느낀 건 구 시가지가 훨씬 이쁘다는 점이다. 신 시가지는 건물들도 높고 도로도 잘 정비되어 있지만 그게 다였다... 대충 구 시가지가 15배 정도 좋은 거 같다 ㅎㅎㅎ 그래서 얼른 다시 구 시가지로 도망쳐왔다.

바스크 치즈 케이크

사실 이 치즈케이크 집은 말라가에 도착한 첫날에 발견했었는데 이제야 먹으러 왔다. 스페인 북부 지방인 바스크의 치즈 케이크를 남부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먹고 있는 거니까 부산 돼지국밥을 서울에서 먹는 느낌이다. 이 치즈케이크 맛있다. 적당히 꾸덕하고 치즈 맛이 많이 났다. 체인점으로 알고 있는데 나중에 다른 곳에 가서도 먹을 듯.

말라가에서 등산하기.

말라가 알카사바

치즈 케이크를 먹고 숙소로 돌아가려다 평소에 항상 지나치기만 했던 길이 있어 그곳으로 들어갔더니 바로 앞에 알카사바가 펼쳐져 있었다. 이곳은 과거 군사 요새로 사용됐던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 봐도 정말 요새로써 좋은 곳이지 않나 싶다. 알카사바 입구 쪽으로 갔는데 역시 입장료가 있어 좌절하던 중 우측으로 길이 하나 더 있어 그 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말라가 항구와 시내

출발할 때는 그냥 동네 언덕을 올라가는 기분으로 시작했으나 슬슬 조금씩 지쳐가는 와중에도 정상이 보이지 않는 이곳을 등반했다. 등반하던 중 중간에 전망대가 있었는데 전망대에 오르니 말라가 시내 전망이 눈앞에 펼쳐졌다. 밤에 와서 야경을 봐도 괜찮을 것 같다.

겨우겨우 정상에 도착했고 정상에 있던 건 히브랄파로 성이었다. 역시 입장료는 유료 ^^... 가격이 싸긴 했지만 유적지를 돈 내고 보는 걸 그리 좋아하진 않는 것 같아 그냥 하산했다.

정어리 튀김과 맥주

이번에 묵는 숙소 1층에 바가 있는데 숙소 열쇠에 바 이용 시 20퍼센트 할인이 가능하다고 적혀있어 방문해봤다. 정어리가 말라가에서 많이 잡힌다고 하던데 정어리 튀김이 촉촉하고 비린 맛도 안 나고 맛있었다. 맥주랑 곁들이기 딱 좋았다.

이날이 말라가에서의 마지막 저녁인데 아직 항구 쪽으로 가본 적이 없어 항구에 가서 일몰을 볼 생각으로 남은 맥주를 해치우고 얼른 달려갔다.

말라가 항구 산책로의 야경

항구 바로 앞에 이렇게 산책하라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우리나라 항구들도 이런 식으로 조성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다

산책로 한쪽의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춤을 추고 있었다. 중앙에 계시는 분이 마이크로 설명을 하시는 걸 보니 원데이 클래스 같은 것 같다.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항구 화장실 수도꼭지가 다이슨이다;;;

유럽에서는 화장실이 전부 유료라는 말을 스페인 오기 전에 많이 들었었는데 스페인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정도로 공중 화장실이 구석구석 잘 비치되어 있다. 그리고 저 수도꼭지가 무려 다이슨이다 ㄷㄷ... 옆에 튀어나온 가지(?)에 손을 가져다 대면 바람이 손을 순식간에 말려준다. 역시 다이슨...

말라가 도시의 야경

항구를 따라 쭉 걷다가 보니 말라가 구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까지 걸어왔다. 아경을 감상하다가 바람이 점점 거세게 불어 발길을 돌려 숙소로 돌아갔다.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한두 방울 내리더니 어느새 주르륵 내리고 있었다. 말라가 9월 평균 강수일이 1일인데 그 하루를 내가 겪어버렸다. 심지어 한국에서 우산도 챙겨 왔는데 가방에 넣어놓고 다녀서 그냥 비를 쫄딱 맞았다.

???

산책을 마친 후 비로 1차로 사워하고 숙소에 들어와서 2차로 샤워하고 잠을 청했다. 비를 맞느라 구글 맵을 안 키고 감으로 숙소를 찾아왔는데 덕분에 중간에 10분은 비를 더 맞은 것 같다 ^^... 그런데 사실 비를 맞는 와중에도 별로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젖으면 안 될 물건도 없고 이미 다 젖고 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만끽하며 걸었다. 😎

말라가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하고 떠나는 것 같다. 이제까지 여행에서 말라가는 나에게 가장 좋은 도시였다! 다음 편에는 네르하로 떠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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